작 형 축구일기

[짧은 생각] 메시의 모든 스킬 체계의 공통점??

작 형 2020. 1. 2. 20:43

 그냥 문득 생각이 든 건데 메시의 드리블은 어떤 동작을 하건 간에 예비 동작이 극한까지 최소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공을 발로 드리블 치려고 하면, 나같은 일반인은 온몸으로 "나 지금 공을 오른발로 치고 달릴거야~~~~ 핫!" 하고 온몸으로 신호를 주면서 공을 친다.ㅡㅡ;;;;;;;;;; 오늘 오랜만에 컨디션이 좋아서 드리블 산책(공 몰면서 걷기ㅋㅋ)을 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보통 몸 앞에 있는 공을 터치하며 일직선으로 몰고 가려면, 발 앞 끝으로 터치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조금만 몸의 균형이 어긋나서 발에 힘이 더/덜 들어가면, 공이 퉁겨나가 버리거나/다음 발로 공을 밟아 꼴사납게 넘어질 것이다. 나 같은 일반인들은 이 시점에서 (불안해서) 몸이나 다리, 발을 옆으로 틀어 인/아웃사이드를 갖다댄다. 이것이 아무런 훼이크도 아닌 순수 드리블 본동작이라면 그냥 '나 드리블 한다'고 광고하는 것이고 상대 수비수는 어렵지 않게 "아하~ 얘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공을 쳐놓고 치달을 할려고 하네~~요놈ㅋ"하고 내 의도를 간파하게 된다.-_- 설사 이것을 페이크 동작으로 보더라도, 에너지 소모가 많은 크고 화려한 동작이 될 것이다.

 

 여기서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약 기본 드리블 동작 자체의 예비동작을 극한까지 최소화하여 없앤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그동안 몸에 익혀 온 모든 신체 컨트롤 요령과 몸만들기 요령을 다 활용하되,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3가지는: 1. 무릎 살짝 굽혀 중심 낮추기, 2. 하체의 움직임을 상체의 반대 움직임으로 상쇄시키는 상/하체 꽈배기 연계운동, 마지막으로 뱃속의 3. 장요근으로 다리를 드는지 안 드는지도 모르게 끈적하게 끌어당기는 것이다.

 

 이 3가지는 모두 몸을 극도로 안정시키고 가라앉혀 발의 공 터치를 극한까지 부드럽게 하기위한 것으로, 내가 생각해 본 것이다. 1번은 공이 좀 멀리 튀어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리를 뻗어서 공을 계속 내 것으로 소유하기 위함이고ㅎㅎ;;, 2번은 내가 항상 생각했던 일명 "무극혼돈연환 드리블"로 상/하체가 무한히 원을 그리는 것이다(이것을 목격한 우리 동네 축구인들은 '스키타는 것 같다'거나, '디스코 추는 것 같다'고 말해서 나에게 마음의 상처를 줌;;;;;;;). 어찌됐건... 하체가 움직일때 상체로 그것을 요령있게 상쇄시키면 몸의 흔들림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임~ 당연. 3번은 드리블 할 때 주로 내 몸 앞에 있는 공을 발로 터치하려면 앞 다리를 '들어야' 되는데 장요근을 의식적으로 수축시켜서 다리를 끈적하게 드는 것이 '가장 완벽한 다리 들기'임. '겉으로 가장 티가 나지 않는' 다리 들기이기도 함. 걷거나 뛸 때도 이렇게 장요근을 수축시켜 다리를 들면 더욱 더 안정적으로 걷거나 달릴 수 있다(다리가 상체로 끈적하게 끌어올려지는 느낌임).

 

 일단 볼터치가 극도로 부드러워지면, 굳이 몸을 옆으로 뒤틀 필요 없이 '메시처럼' 발끝으로 볼을 터치할 수 있음. 볼터치가 극도로 부드러워져서 볼을 발 끝으로도 멀리 튕겨나가지 않게 부드럽게 칠 수 있게되고(메시처럼), 이 자체로 볼을 터치하는 사전 예비동작이 극도로 줄어들어, 마치 내 모든 발걸음이 볼터치처럼 보이는 허허실실의 매직이 일어남. 이 효과를 감안하면, 굳이 몸을 뒤틀어서 화려하게 훼이크를 할 필요가 없음~ 매우 경제적임ㅋㅋㅋㅋ 물론 큰 동작도 할 수 있음~(메시는 주로 페이크 동작으로만 큰 동작을 사용함. 그냥 일상적인 드리블에서는 메시 특유의, 예비 동작을 최소화시키는 메시표 드리블을 선호함) 예전에 메시의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인 아게로가, 드리블 할 때 발목을 옆으로 뒤트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되게 부자연스럽게 느꼈었는데... 그 위화감이 이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뭐든 막 뒤트는 것 보다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러운 것이 좋은 것 같음~~^0^


 이게 몸에 배게 되면 굳이 공을 터치할 때 튕겨나갈까봐 공을 볼 필요가 없음. 내 몸을 최대한의 균형 상태로 스스로 컨트롤하고 있기 때문에 공이 내 발에 붙어 있다는 자신감이 있고, 수비수들도 이 허허실실 때문에 태클 타이밍을 읽을 수가 없어서 헛발질을 자꾸 하게 되므로, 메시는 이걸 보고 뒤늦게 반응해도 늦지 않음~(즉 몸을 최고의 균형 상태로 유지하는 것 자체가 페인트가 되는 것임ㄷㄷㄷ) 시야를 좀 더 넓게 가져갈 수 있음. 물론 프리킥을 차거나 할 때는 공을 뚫어져라 쳐다봐도 됨~


 위의 생각은 일본 애니메이션 "더 파이팅"(일본명 "하지메노 잇포")이라는 복싱 애니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도 있다. 애니 내용 중에서 세계 챔피언인 멕시코 복싱 선수의 잽(오른손잡이의 오소독스 자세에서 앞손인 왼손으로 견제용으로 내미는 펀치)이 사전 예비동작이 전혀 없는 가장 완벽한 잽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사전 예비동작이 전혀 보이지 않고, 그저 복싱 글러브만 크게 확대되어 오는 것처럼 보인다고 함ㄷㄷㄷㄷ 거울을 보고 수천 수만번을 연습한 결과물이라고... 맞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잽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애니의 주인공인 일보가 스파링 내내 챔피언의 잽을 피하지 못하고 계속 얻어맞다가 1라운드에서 스탠딩 다운되는 내용이 나온다. 내가 보기에 메시의 드리블은 더 파이팅의 멕시코 복싱 챔피언의 잽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