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스리가’는 가라
한마디로 한국선수들은 예나 지금이나 센터링(크로스)에만 의존한다는 말이다. 그만큼 공격루트가 다양하거나 창조적이지 못하고 으레 발빠른 서정원 등을 이용해 센터링을 올리게 한 뒤 헤딩이나 슈팅으로 공을 넣는 방식이다. 수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측면의 센터링만 잘 막으면 한국 공격의 반은 막아내는 셈이다. 오죽하면 “20년 동안 한국팀의 공격전술은 측면돌파 후 센터링뿐”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축구는 단순하지만 자유분방하다? 아니다. 축구는 각기 다른 기술과 생각을 가진 22명이 온갖 변화를 다 일으키는 이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운동이다. 예측불가능하다. 그래서 선수들 스스로가 ‘생각하는 축구’를 하지 않으면 지게 돼 있다. ‘생각하는 축구’란 ‘생각의 속도’가 빠른 축구다. 강압적인 훈련방식과 권위주의적인 조직문화는 선수들의 생각을 위축시킨다. 몸을 굳게 한다.
한국군대에서 하는 축구를 우스갯소리로 ‘군대스리가’라고 한다. 아마 대한민국 ‘군대스리가’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억세고 ‘생각이 없는 축구’일 것이다. 물론 ‘군대스리가’의 목적은 강인한 전투력을 배양하는 데 있으므로 그 자체로는 성공이다. 그러나 한국대표팀의 축구는 달라야 한다.
히딩크와 같이 네덜란드인인 한국유소년대표팀 감독 브람은 “한국유소년들은 자기 앞에 있는 공을 쳐다보기에 바쁘다. 발 앞의 공보다는 주위를 살펴야 하는 것을 모른다. 눈을 들어 주위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얘기를 통해서 서로의 의사를 전달해야만 다음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 이 점이 축구에서 의사소통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한다. 혼자 차는 공은 축구경기가 아니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공유해야만 비로소 축구가 될 수 있다.
마라도나는 말한다.
“내가 마라도나인 것은 기술이 아니라 주위의 움직임을 늘 손바닥 보듯이 환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누구누구는 어디에 있다고 하는 식으로 목적을 가지고 주위를 보고 있으면 매우 판단하기 쉽다. 주위의 상황을 알 수 있으면 난데없이 나한테 공이 날아와도 곧바로 비어 있는 동료에게 패스할 수 있다. 나같이 집중 밀착마크를 당하는 공격수는 공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논스톱 패스를 보내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다. 관중들은 나의 뒤꿈치 패스나 아웃사이드를 이용한 논스톱 패스에 감탄하지만 늘 주위 상황을 알고 있다면 그것은 아주 간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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