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련/전술,철학,감독

[스크랩] 축구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작 형 2010. 12. 11. 15:02
 

   축구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올림픽 열기가 점차 뜨거워지면서 입상소식이 한 줄기 소나기처럼 폭염을 씻어주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축구는 예선도 통과하지 못해 팬들의 짜증을 불러일으켰다. 본난을 통해 축구 얘기를 하면서 ‘선수은행’을 제안했더니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셨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선수나 감독의 자질부족에 앞서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해 있었다.

요즘의 우리나라 축구는 명색만 국기이지 국기노릇을 전혀 못하고 있다. 각종 국제경기에서의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축구 관련인사들의 자세, 축구를 즐기려는 국민의 태도가 진지하지 못하고 너무 가볍다. 다시 말해 추국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다.

축구에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려는 기능만을 쫓다보면 국기로서의 의미도 없어지고 애국심을 돋우는 역할도 무디어지고 보고 즐기는 참여의식도 시들해지고 만다. 축구의 철학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에서는 생성하지도 못하고 발전하지도 못한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여야 한다. 다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 한다’는 자세와 태도여야 철학이 깃든다.

우리나라 축구(요즘의)는 이기려는 욕심뿐이지 이기는 방법을 모르고 이기기 위한 노력도 없다. 이번 올림픽대표팀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 감독을 발탁하려면 축구계를 좌지우지하는 모 대학 출신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것이 실태다. 거기에 유능한 선수출신이어야 한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있다. 한정된 카드로 이기겠다고 덤비니 하룻강아지 신세를 면키 어렵다.

국제적인 축구기술에 대한 연구가 없는 터에 철학을 요구하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축구전문가라 칭하는 교수들, 해설가들, 언론인들, 협회임원들 누구 하나 그럴듯한 논문 한 편 내놓는 것 보지 못했으며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는 것 보지 못했다. 이 사람이 한 얘기를 저 사람이 하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얘기를 되풀이해 늘어놓고, 경기결과에 대해서만 이러쿵저러쿵하는 행태로 축구인이라는 너울로 떡고물을 얻어먹고 있다.

FIFA 랭킹 50위를 넘어간 우리가 무슨 대단한 묘술이라도 있는 듯, 상대 팀에 따라 진형(포메이션)을 수시로 바꾸고 임시방편식의 전술로 대처하는데도 누구 하나 지적도 없고 관심도 없다. 신문지면을 보면, 현지로 출발하기 전에는 ‘대 장정, 전승으로 결선 행’, 경기 전에는 ‘필승 전략, 투 톱으로 다 득점 노려’였다가 패하고 나면, ‘경기운영 미숙, 감독의 선기용도 실패’, 전패하고 나면 ‘예상된 결과, 협회무능이 화 불러’ 등으로 천편일률적이다. 몇 십 년 째 모든 언론사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되풀이 한 축구 관련기사다.

서양 속담에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말이 있다. 유명한 추국선수가 반드시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비록 공은 차보지 않았어도 행정능력이 있는 사람이 축구협회를 운영하고, 공은 잘 차지 못해도 축구에 대한 열정과 지도력이 있는 사람이 감독을 맡고, 공격방향 분석그림은 작성할 줄 몰라도 경기상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해설을 맡고, 축구정보와 국제적 흐름을 아는 기자가 분석기사로서 예측을 해준다면 한국축구는 분명히 예전보다 나아지고 철학을 싹티어 나갈 것이다.

차제에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바꾸었으면 한다.

출처 : 하늘땅 야그
글쓴이 : 서 정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