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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일간스포츠] 귀네슈 감독 “진정한 스타는 인성(人性)이 좋은 선수”

작 형 2010. 11. 16. 12:00

귀네슈 감독 “진정한 스타는 인성(人性)이 좋은 선수”

[일간스포츠 2008.11.10 19:31:01]

[일간스포츠 이해준] “실력이 있으면 축구를 웬만큼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스타가 되려면 인성(人性)이 좋아야 한다.”

포항전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FC 서울의 훈련장인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세뇰 귀네슈 감독을 만났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둔 소감과 전략, 이청용의 격한 파울과 심판 판정 문제, 젊은 팀으로 탈바꿈한 FC 서울의 올시즌 변화 등을 물었다. 하지만 뜻 밖에도 귀네슈 감독으로부터 들은 가장 인상적인 말은 축구 스타 인성론이었다. 인성론은 기성용과 이청용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됐다.

-평소에 젊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준다고 이야기 들었다. 특히 기성용과 이청용에게는 당장 유럽에 나가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는데, 두 선수의 기량이 그 정도 수준에 올랐는가.

“실력으로 보면 충분하다. 그러나 생각이나 마음 자세가 문제다. 축구는 단순히 기량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성격과 인성이 좋아야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다. 경험도 좀 더 쌓아야 한다. 현재 상태에서 나간다면 한 두 경기만 뛰고 실망한 채 돌아올 수도 있다.”

글씨를 잘 쓰는 것은 잔재주일 뿐이고 훌륭한 서도는 그 사람의 총체적인 인격에서 비롯된다는 것과 유사하게 들렸다. 이는 지극히 동양적 사상이 아닌가. 하지만 귀네슈 감독이 말한 인성은 그보다 훨씬 구체적인 것이었다.

-성격과 인성이라니, 그게 무엇인가.

“아주 범위가 넓은 것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주변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 자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축구를 잘하면 주변과 언론으로부터 관심을 받는다. 칭찬도 있고, 때로는 비난을 받는다. 그런 것을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쇼핑몰이나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 나설 때도 있다. 그럴 때 팬들을 어떻게 대하는가도 중요하다. 자기보다 좋은 선수가 등장해 경쟁에서 밀릴 때가 있다. 좋은 인성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그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좌절하게 된다.

동료와 관계를 맺는 법, 경기 후에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울리는가도 여기에 포함된다. 또 경기를 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 청용이가 얼마 전 파울을 범하고 퇴장당한 게 예가 될 수 있다. 상대가 자극적인 행동을 해도 이를 잘 극복하고 경기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의 말을 듣자 여러 명의 스포츠 스타가 떠올랐다. 개중에는 마라도나, 칸토나 처럼 예측불허의 스타도 존재한다. 하지만 귀네슈 말처럼 정점에 오른 스타 중에서는 정신력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안정된 사람이 많다. 차범근 감독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허정무 감독도 정신적으로 강인한 사람이다. 그 아래 세대인 홍명보와 황선홍도 기량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존경스러운 부분이 많다. 가깝게는 박지성과 이영표가 그러하다.

그리고 또 한 명이 기억났다. 언론이나 팬들을 대하는 태도가 왠지 어색했던 축구 스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곤 했던 박주영이다.


-어쩌면 곤란한 질문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난 몇 년 전 박주영이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그것이 기량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것일지도 모른다고 혼자 생각했다. 그런데 당신의 대답은 내 생각과 비슷한 것 같다.

“그런 면이 있다. 박주영은 아주 훌륭한 자질과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하지만 성격이 그것을 받쳐주지 못했다.” 귀네슈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면서도 특정 선수를 거론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주영에게 힘을 주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환경적인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주영이는 정말 가파르게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던 것 같다. 중간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는 대충해도 늘 자기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주영이는 더 이상 한국에서는 성장할 가망성이 없었다.

주영이는 영리한 선수지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감정표현이 자유로운 유럽에 갔다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좀 더 밖으로 표출해낼 수 있다면 성공할 것이다.”

어쩌면 이천수가 번번이 해외 진출에서 실패하고 한 단계 더 발돋움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수 있다. 비단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수도 있는 논리다. 박찬호는 야구 실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스스로 단련하고 강하게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김병현은 배짱은 대단했지만, 때로는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해 화를 부르기도 했다.

전설적인 축구 스타가 되길 꿈꾸는가. 격심한 생존 경쟁이 이어지는 유럽 빅리그에서도 성공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축구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훌륭해야 한다는 귀네슈 감독의 가설은 현실에 들어맞는 것 같다.




출처 : 정호 사커
글쓴이 : 역지사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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