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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선일보 Weekly BIZ] 직원들의 에너지가 기업의 힘...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켜라 (2011.12.24)

작 형 2017. 1. 19. 16:34

[Weekly BIZ] [Interview] 美 컨설팅 기업 CEO 토니 슈워츠 씨
"직원들의 에너지가 기업의 힘...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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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인원감축…직원들 쥐어짰더니 성과는 줄어들더라
"직원들의 에너지가 기업의 힘‐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켜라"


2005년 3월 미국 텍사스시티에 있는 BP(브리티시 페트롤리엄) 정유공장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터졌다. 15명이 숨지고 180명이 다쳤다. 금전적 손실도 15억달러가 넘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 중 하나였다.

2년 뒤 발간된 조사 보고서는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와 '누적된 피로'를 손꼽았다. BP에선 25% 비용절감을 위한 인원감축이 있었다. 컴퓨터로 공정을 관리하는 직원의 업무가 3배로 늘었다. 그 직원은 스크린 24개에 표시되는 수많은 공정을 혼자 처리해야 했다. 점심도 스크린 앞에서 먹었다. 사고 당일까지 29일 연속으로 아침 6시부터 하루 12시간씩 이렇게 일했다. 잠이 모자라 늘 피곤했다. 그의 상사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에게 사고 징후를 감지하고 대처하길 바라는 건 애초부터 무리였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에너지 프로젝트'의 CEO 토니 슈워츠(Schwartz·59)씨는 "BP 사고는 기업이 직원들의 에너지를 빼먹기만 하면서 채워주진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직원들로부터 최고의 성과를 뽑아내고 싶다면 그들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에겐 4가지 기본욕구가 있다. 신체적·감성적·정신적·영적 욕구가 충족돼야 에너지가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다. 그래야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기업의 CEO는 '최고 에너지 관리자(Chief Energy Officer)'가 돼야 한다. 직원들이 에너지를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들이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슈워츠씨는 "기업들이 최고의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직원들의 기본 욕구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많이' '더 빨리'만 외치며 직원들을 몰아붙이기만 하면 결국 '더 적고' '더 느린' 결과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람의 신체적 욕구는 잠자고 쉬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잠자는 동안에도 학습한다. '잠을 줄여서 일하라'는 지시는 어리석다. 사람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90분이다. 90분 일하면 쉬어야 한다. 그래야 효율이 높아진다. 정신적 욕구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해 성과를 거두기를 원한다. 사람은 멀티 태스킹에 적합하지 않다. 운전을 하면서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 사고 확률이 23배나 높아진다. 우선순위를 정해 한 번에 한 가지 업무에 몰입할 때 가장 성과가 좋다. 감성적 욕구는 주변의 인정을 받을 때 충족된다. 상사·동료·부하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거나 주변에 책임을 전가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한다.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적 욕구는 아침에 일어나면 빨리 일하러 나가고 싶다는 열정을 느낄 때 충족된다. 자신의 일에서 소중한 가치를 찾을 수 있어야 가능하다. 기업은 직원들이 기본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

저서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의 한글판을 출간한 슈워츠씨를 Weekly BIZ가 지난 12일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토니 슈워츠(Schwartz·59)씨가 CEO로 있는 ‘에너지 프로젝트(Energy Project)’는 기업들에 성과를 높이는 방법을 조언하는 컨설팅 업체다. 구글·포드·스타벅스·P&G·IBM·GAP·마이크로소프트·노키아 등이 고객 명단에 올라 있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미국 국가안보국(NSA)·연방수사국(FBI)·국방정보국(DIA)과 같은 정부기관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슈워츠씨는 1970년대 중반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뉴스위크·뉴욕매거진·에스콰이어·패스트컴퍼니와 같은 신문·잡지에 25년 동안 글을 썼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기업들에 직원들의 에너지(energy)를 끌어올려 높은 성과(high performance)를 거두는 기법을 소개하는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 저서 ‘무엇이 우리의 성과를 방해하는가’의 부제(副題)도 ‘욕구를 충족시켜라. 위대한 성과를 가져올 에너지를 불러일으키자’이다.


토니 슈워츠씨


①왜 에너지인가?
슈워츠씨는 “에너지는 한정된 자원으로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오랜 시간 일한다고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건 아니다. 게다가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한정돼 있다. 다른 자원들도 무한한 것은 없다. 에너지를 키워야 한 단계 높은 성과를 낳을 수 있다.”

―기업은 어떻게 에너지를 키울 수 있나.
기업의 에너지는 결국 직원들의 에너지다. 직원들은 스위치만 누르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해내는 기계가 아니다. 그들은 사람이다. 사람은 기본 욕구가 충족될 때 에너지가 생긴다. 직원들의 신체적·감성적·정신적·영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기업이 최고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기업의 에너지 충전을 위해 누가, 무엇을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CEO(최고경영자)다. 직원들이 최고 수준까지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CEO는 ‘최고 에너지 관리자(Chief Energy Officer)’가 돼야 한다.

―기업의 현실은 어떤가.
“최고의 성과를 거두는 기업은 극소수다. 나머지 기업들은 직원들의 에너지를 빼먹기만 하고 채워주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더 빨리’ ‘더 많이’를 외치면서 직원들을 몰아붙이기만 한다. 그런 기업들은 결국 ‘더 적고’ ‘더 느린’ 성과에 그칠 뿐이다. 사람의 기본 욕구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②신체적 에너지 : “잠 못 자면 죽는다” “자면서 공부한다”
슈워츠씨는 “모든 에너지의 근본은 신체적 에너지”라고 말했다. “신체적 에너지의 바탕은 숙면(熟眠)이다. 잠을 잘 자야 신체적 에너지가 재충전된다. 일에 쫓긴 나머지 ‘잠을 줄여야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너무 많다. 게다가 수면 부족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이 수면 부족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술 취한 사람들이 스스로 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

―잠을 못 자면 어떻게 되나.
“시카고 대학 연구팀의 쥐 실험이 있었다. 17일 동안 잠을 안 재웠다. 쥐가 모두 죽었다. 17일 동안 굶겨도 죽지는 않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인가.
“국제사면위원회는 잠을 안 재우는 것을 고문(拷問)으로 간주한다. 잠 안 자기 시합에서 19일 동안 버틴 사람이 있었다. 어떻게 됐을까? 그는 언어장애, 시력 저하, 집중력 감소, 환각, 망상에 시달렸다. 이런 사람에게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잠을 잘 자면 어떤 점이 좋은가.
잠을 자는 동안 사람의 뇌는 학습을 한다. 수면은 뇌파 활동을 기준으로 5단계로 진행된다. 90분 단위로 5단계가 반복된다. 수면의 가장 깊은 단계인 서파 수면 때에는 깨어 있을 동안 입력된 최신 정보에 대한 기억이 강화된다. 수면의 가장 얕은 단계인 렘수면 때에는 타이핑·운전과 같은 기술과 관련된 학습이 진행된다. ‘자는 게 남는 것’이라는 옛말도 틀리지 않다.”

슈워츠씨는 “사람의 몸이 90분 주기의 리듬을 타는 것은 잘 때뿐 아니라 깨어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몸은 90분 단위로 휴식을 원하는 생체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90분 단위의 생체리듬과 높은 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나.
“플로리다대학 연구팀의 바이올린 연주자 실험이 있었다. 연주자 30명을 실력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눴다. 실력이 가장 좋은 연주자들의 특성을 관찰했다. 이들은 90분 단위로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반드시 휴식을 가졌다. 에너지를 재충전한 뒤에 다시 90분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90분 단위 생체리듬을 지키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기업에 어떤 의미가 있나.
“직원들을 평가할 때 누가 쉬지 않고 오랫동안 근무했는지를 기준으로 하는 기업들이 아직도 많다. 이런 잘못된 관행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90분 동안 집중적으로 일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90분 동안 집중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의 성과가 더 좋다. 전체 근무시간이 조금 짧아도 효율은 훨씬 높다.”

―90분 단위의 생체리듬을 잘 활용하는 기업은.
“구글 본사에는 빛과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 뚜껑이 달린 의자들이 설치돼 있다. 90분 동안 집중적으로 일한 뒤에 재충전을 위해 낮잠을 잘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소니 유럽도 소파와 안마 의자가 있는 방을 두고 있다. 이 방은 조명을 어둡게 해놓았고 누구도 휴대폰을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휴가도 업무 효율을 높인다. 휴가를 10시간 늘리면 업무 효율은 8%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③감성적 에너지 : “서로 인정해주지 않으면 에너지가 낭비된다”
“누구든지 긍정적인 감성을 가졌을 때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본능이 이성을 앞설 때 감성적 에너지는 급격히 고갈된다”고 슈워츠씨는 설명했다. 직장에서의 인간적인 갈등, 잔뜩 쌓인 일감, 고객들이 걸어온 불평·불만 전화는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본능적으로 공포·분노·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렇게 되면 전략적 검토와 거시적 사고는 설 자리가 없다.

―부정적인 감성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CEO가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거나 직원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켜 성과를 높이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직원들이 겉으로는 열심히 일하는 척할 것이다. 하지만 높은 성과를 내지는 못한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부작용도 일으킨다. 분노와 공포를 주는 CEO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혈압이 높아진다. 관상동맥 질환 발병률이 30%나 높아진다.”

―부정적인 감성을 가지면 성과를 못 내는 이유는.
“부정적인 감성 상태에 빠진 사람들은 책임을 전가한다. 책임 전가를 당한 사람들도 부정적인 감성을 가지게 된다. 결국 조직 전체가 성과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부정적인 감성을 초래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주변 사람들의 무시와 무관심
이다. 폭력을 휘두른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라. ‘상대방이 나를 무시해서…’라는 대답이 제일 많다. 조직이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감성이 부정적인 행동으로 표출된다.”

―당신의 욕구 이론으로 설명해 준다면.
“감성적 에너지는 긍정적인 인간관계에서 충전된다. 어릴 때는 자신을 잘 돌봐주는 부모와의 관계, 자라서는 자신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해 주는 상사와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끊임 없이 허기를 느낀다. 그러다 안 되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을 보인다. 정작 중요한 업무에 쏟아부을 에너지는 하나도 남지 않는다.

―기업에서는 감성적 에너지를 어떻게 충전시킬 수 있나.
상사는 부하에게 업무 성과에 대한 칭찬을 주기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부하의 잘못을 꾸짖을 때에도 그가 공포를 느껴 감성적 에너지를 상실할 정도가 되면 안 된다. 동료 간에 서로를 인정하는 조직 문화도 필요하다.”

④정신적·영적 에너지 : “집중력과 만족감을 갖도록 하라”
슈워츠씨는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홍수는 집중력의 위기를 낳았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해서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때 얻을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충족되지 못하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고 풀이했다.

―집중력은 무엇인가.
한 가지 일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는 힘이다. 가장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면서 다른 일들은 한쪽으로 치워놓는 능력이기도 하다. 업무 효율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집중력이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멀티 태스킹을 요구받고 있는 시대이다.
“사람의 뇌는 정보처리 용량에 한계가 있다. 한꺼번에 수많은 정보가 밀려들어오면 전부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정보만 받아들인다. 훨씬 중요하지만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다른 정보는 외면해 버린다. 사람은 멀티 태스킹에 적합하지 않다. 운전 중 휴대폰 통화는 사고 위험을 4배 높인다. 문자 메시지 전송은 사고 위험을 23배까지 높인다. 가장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부터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기업에서 직원들의 집중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즉시 확인하고 즉시 답변하게 만들지 마라. 미국의 직장인들은 하루 50~100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5~10분마다 한 번씩 이메일이 온다는 뜻이다. 이메일만 확인하고 답변하다가는 아무 일에도 집중할 수 없다. 실제로 소니 픽처스는 직원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이메일 사용 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제한했다. 그 밖의 시간에는 이메일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조직 차원에서 정신적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노력한 것이다. 잦은 회의도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회의 시간은 15분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영적 에너지는 무엇을 뜻하나. 어떻게 충전이 되는가.
“영적 에너지는 자신의 일에서 소중한 가치를 느낄 때 충전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빨리 일하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 CEO가 사회적으로 고귀한 가치와 원대한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할 때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