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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강원vs부산. <이렇게 힘들 수가. 세 달만에 첫 승 신고한 강원>

작 형 2011. 6. 12. 14:08

 +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2009년 3월 8일 제주전 첫 승리, 2010년 3월 28일 전남전 첫 승리.

올 시즌 경남과의 홈 개막전 0-1 패배부터 지난 라운드 상주 원정 0-0 무승부까지.

 

 

 

그리고 오늘 6월 11일 부산과의 홈 경기 1-0 승리.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첫 승이 이렇게 힘들 수가.

 

 

                                   전상욱

 

               이상홍            김응진           이정호

 

                        정성민              김영후               

       

       김창수          박종우             김한윤           박태민 

 

       윤준하          이을용             권순형           박상진    

 

                 한지호                             임상협

                                   한상운

 

       이민규          곽광선             김진환           이상돈

 

                                     김근배

 

 

골 : 이정호(전41, 자책)

교체 : 김영후↔서동현(후14)   이을용↔김정주(후19)   윤준하↔장혁진(후41)

         한지호↔윤동민(후21)   임상협↔최진호(후23)   박태민↔김익현(후33)

 

 

 

 

 

1. 이겼다. 이겼다.  드. 디. 어. 첫. 승.

 

 

ⓒ GWFC

 

  다른 팀 팬들은 쉽게 느끼기 힘든 기분일 터. 

  그래서 강원 팬들의 심정을 공감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이겼다. 비록 상대 자책골에 의한, 그래서 조금은 아쉬운 승리였지만 드디어, 드디어 이겼다. 3월 5일 경남전 패배 이후 99일만의 승리였는데 작년 대전 원정(8월 12일)에서 거둔 114일 만의 비할 건 아니었지만 재작년에는 3월 8일 제주전, 작년에는 3월 28일 전남전에서 첫 승을 거뒀던 것을 생각한다면 첫 승 신고가 늦어도 너무 늦었던 2011 시즌이다.

 

  그동안 29개월을 함께 했던 초대 감독이 물러났고 주장도 두 번이나 바뀌었다. 

  사연 많았던 강원의 첫 승 신고는 참으로 험난했다.

 

 

 

 

 

2. 두 번의 골대 강타만큼 빛났던 유현의 선방.

 

 

  오늘도 골대 불운이 이어진 날이었다. 전반 12분에는 김영후가 골대를 강타하더니 후반 16분에는 정성민의 슛팅까지 골대를 맞고 나와버렸다. 크로스바를 맞고 들어갈 법도 한 슛팅은 야속하게도 다시 튀어나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부산에 선취 실점을 했다면 오늘 경기도 패배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 

 

  실제로 부산의 반격은 거셌고 그 과정에서 결정적인 실점 위기가 3~4차례 정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도 유현이었다. 유현의 선방은 필드에서 뛰는 10명의 선수들 뿐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5,000 관중의 가슴까지 쓸어내리게 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강원의 첫 승 신고는 또 한 번 미뤄질 뻔했다.

 

 

 

 

 

3. 부산의 플랫3 파해법은 무엇이었나.

 

  올 시즌 초반, K리그의 최대 화두였던 플랫 3. 부산은 오늘 경기에서 이상홍-김응진-이정호로 이뤄진 플랫 3에 김창수, 박태민까지 가세해 플랫 5를 이뤄냈다. 그동안 측면 공격을 주 공격 루트로 삼았던 강원은 플랫 3를 구사하는 팀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측면을 고집해왔다. 견고한 벽에 죽어라 계란을 던지고 계란이 깨지는 걸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 지난 경기들이었는데 오늘은 달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측면 선수의 중앙 이동이었다. 오른쪽의 박상진이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중앙 공격의 숫자를 늘렸고 이 덕분에 중앙 미드필더와 전방의 공격수 구간이 상대에게 차단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상대의 자책골도 중앙에서 나왔고 그 외 골대를 강타하는 등 결정적인 찬스도 주로 중앙에서 나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박상진이 빠지면서 생긴 오른쪽 측면의 공백은 이상돈이 깊게 오버래핑에 관여해 메웠다.

 

  또 때에 따라서는 순간적으로 정성민이 측면으로 빠지면서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주는 등 다양한 공격 방법으로 부산을 괴롭혔다. 부산은 이상돈의 오버래핑이 노출한 강원의 수비 뒷공간으로 롱패스를 넣어주거나 역습 위주의 공격을 펼쳤지만 그 공격들은 주효하지 못했다.

 

 

 

4. 정성민, 이 선수를 주목하자.

 

 

 

  오늘 경기, 공격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는 바로 정성민이 아닐까 싶다. 올시즌 초반부터 R리그에서 경험을 쌓아온 선수였고 이정도 활약이면 K리그 무대에서도 통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물론 완벽했다고 극찬하기는 어렵겠지만 때로는 중앙에서 공중볼 경합을 해줄 수 있고, 때로는 측면으로 나와 빈 공간으로 치고 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선수로 기존의 강원 공격수들이 해주지 못했던 플레이를 해주었다. 앞으로도 최전방 공격수에 위치하면서 때로는 윙포워드 위치로 이동해 측면 공격수의 몫까지 해줄 수 있다면 측면에 위치한 선수가 다시 중앙으로 들어가며 스위칭을 해줄 수 있으니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공격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의 세밀함을 조금만 더 보완하다면 강원 공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카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정성민, 이 선수를 관심 있게 지켜보자. 

 

 

 

 

5. 첫 승리에 배부를 순 없다. 아쉬웠던 점도 분명 있었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오늘 경기는 두 가지 정도가 아쉬웠다.

 

 

 

  먼저 역습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부산의 역습을 끊어낸 뒤 재역습으로 가는 과정은 골로 가기 위한 정말로 좋은 기회였다. 상대 수비와의 2:2, 3:3 찬스가 몇 차례 나왔는데 그동안 강원이 4~5골을 넣으면서 대승을 거뒀던 경기를 돌아보면 이런 찬스들을 다 살려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조금만 더 세밀한 플레이를 구사해 이런 찬스를 조금 더 많이 살려냈다면 90분 이전부터 <이겼다>라는 함성을 지를 수 있었을 텐데, 1-0의 살얼음판 걷는 스코어 탓에 92분이 넘어서야 <이겼다>라는 함성이 나왔다. 찬스를 잡는 것도 실력이지만 찬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더 중요하다. 조금만 더 완성도를 높이자.

 

  다른 하나는 셋피스 상황에서의 불안함 노출인데 경기를 하다보면 위험 지역에서 파울이 안나오리란 보장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조금 더 타이트하게 상대를 마크해 제대로 된 공격을 못하도록 방해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시즌 초반 툭하면 셋피스 상황에서 실점하며 무너졌던 경기들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 

 

  첫 승리에 배부를 순 없는 법이다.

  아쉬운 점은 반드시 보완해 다음엔 조금 더 좋은 경기를 하자.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제 숨통은 텄다.

  게다가 부산과의 전적에서 창단 후 첫 승리까지 거뒀으니

  이번 승리의 가치는 여느 승리에 비해 더 높은 셈이다.

 

  이젠 주중에 대전과의 FA컵 16강전이 있고 주말에는 서울과의 리그 경기가 있다.

  이 분위기 쭉 이어나갈 수 있길 간절히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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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6.11] 강원vs부산 사진.

▶ [2011.06.11] 강원vs부산 리뷰.

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으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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