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소년 대표셨던 한 유소년 축구클럽 코치님께 들은 이야기@@
2008.4.17(목)
헛다리를 선수들이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헛다리 등 개인기를 하면 당하는 사람이 기분 나빠서 더욱 거칠게 태클한다. 대학 축구팀이나 프로 팀에서 헛다리를 했다간 어딜 건방지게 헛다리를 하냐고 하면서 발목을 바로 ‘담궈’버린다. 심판 눈에 안띄게 발목을 축구화 철뽕으로 밟아버리면 바로 발목이 나간다. 평생 축구 못하게 담궈버릴 수도 있다. 또한 헛다리를 하면 완벽한 기술이 아닌 한 템포가 죽는데, 그땐 이미 패스를 하려고 해도 늦는다(살찐 호나우두는 헛다리를 해도 매우 빠르므로 별로 템포가 안 죽음).
브라질에서 그쪽 축구선수들과 연습게임 뛰어 본 적이 있었는데, 그쪽은 실력이 좋으니까 10명으로 한다. 하도 개인기가 좋아서 쫓아다니다 보면 나중에 화가 나서 태클를 거칠게 하게 되는데, 민첩성도 좋아서 살짝 뛰어서 피해 버린다. 그러면서 그대로 축구화 철뽕 발꿈치로 다리를 밟아 버린다. 그러면 다리가 나간다. 브라질 같은 개인기 좋은 애들은 개인기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개인기를 익히는 애들을 무슨 수로 이기나. 천상 우리나라는 조직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가르치는 애들한테 패스 연습 시키는 것도 그런 맥락에 있다. 또 영국 대표팀의 헤스키라는 선수가 키가 198에 몸무게가 103kg 인데 그 사람하고 부딪쳤다가 3분동안 정신을 못차린 적도 있다.
국내에선 이영표가 헛다리를 잘 한다고 하는데, 건국대 시절에 헛다리한다고 무지하게 두들겨맞았다고 한다. 헛다리 해 봤자 EPL에서 한 명 겨우 제칠까 말까다. 새로 온 토트넘 감독이 이영표를 안쓰는 이유는 이영표가 크로스가 안 좋아서이다. 어떻게 제친다 해도 크로스가 좌우로 빗나가 버린다. 또한 C.호날두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좀 아는 사람들은 C.호날두를 다 싫어한다. 그렇게 발장난 하는 동안 나머지 10명이 템포가 다 죽어버린다. 지금 맨유가 잘 하는 것은 C.호날두가 잘하는 것이 아니라 안데르손과 스콜스가 중앙에서 패스 공급을 기가막히게 해주기 때문이다. C.호날두를 중앙에 쓰지 않고 사이드쪽에 배치한 이유가 그것이다. 윙사이드에서는 개인기를 좀 부려도 별 탈 없고 문제가 생겨도 상대편 몸 맞춰서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에서 헛다리로 돌파하는 그런 플레이는 예전의 (살찐)호나우두나 할 수 있는 것이지, C.호날두도 그런 플레이는 불가능하다. 헛다리를 하면서 속도가 줄지 않게 컨트롤하기는 정말 어렵다. 중요한 것은 공을 얼른 스톱시키고 재빨리 우리편에게 패스하는 능력이다. 조금만 지체해도 수비수들이 달라붙어서 거칠게 태클한다. 실제 시합에서는 압박이 장난이 아니다.
↳ ※코치님 말씀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 내 생각엔 코치님께서 발목 부상으로 선수 생활의황금기를 지나버린 것에 맺히신 것이 많으셔서 말씀을 약간 격하게 하신 것 같다. 물론 코치님의 말씀에도 일리가 있다. 우리의 축구 실정에서는 힘든 측면이 있다. 또 완벽하지 못한 헛다리를 남발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헛다리도 그냥 헛다리가 아니라 레벨이 있다. 정말 완벽한 헛다리는 템포가 전혀 죽지 않으며 아예 태클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상황판단력, 유연성, 민첩성, 균형 등등이 조화를 이루어야 비로소 파워, 리듬, 스피드라는 3요소가 완벽하게 구현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번 실전에서 써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예 처음부터 못쓰게 하면 더 퇴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축구 현실이 힘들긴 하지만, 그런 어려운 가운데 조금씩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2008.4.18(금)
킥은 감각이다. 사람들마다 감각이 다 다른데, 나같은 경우에는 발목 힘이 세서 롱킥의 경우 발목을 옆으로 뉘어서 찬다. 발목을 세워서 차는 사람도 있다. 찬 공은 옆으로 스핀이 먹으면 안되고, 위에서 아래로 역회전이 먹어야 한다. 롱패스도 패스이므로 받는 사람이 받기 좋게 뭐야 한다. 공이 휘어서 오면 받는 사람이 받기가 힘들어진다. 직선으로 똑바로 정확하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은 공을 받는 사람 주변에 있는 수비수의 키를 넘기고 우리편이 받기 좋게 차야 한다. 가장 쉬운 트래핑은 가슴트래핑이므로,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져서 우리편 선수가 가슴트래핑하도록 찬다. 킥 정확도는 내가 노린 지점으로부터 반경1~2m를 벗어나면 안된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토킥으로 수비수 머리를 넘겨 우리편에게 패스한다.
킥은 멀리 차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정확히 차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프로팀이나 대표팀 시합을 하면 골키퍼를 제외한 20명이 전부 30~40m정도 사이에 빽빽이 들어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너무 세게 차면 바운드가 될 경우 골키퍼한테 잡혀서 아무것도 못한다. 아마추어에서처럼 수비수가 귀찮다고 그냥 안 올라오는 경우라면 멀리 차는게 필요할지 모르지만, 프로에서는 멀리차는 것은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킥감각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맨발로 킥 연습을 하는 것이다. 아마추어들은 발가락 부분으로 차기도 하는데, 맨발로 차면 발가락이 아파서 그렇게 못 찬다. 공을 띄우는 방법은 발가락으로 땅을 파듯이 차는 것이다. 발가락 다칠까봐 무서워서 그렇게 못 차는 아마추어들이 많은데, 공이 안 떠서 중간의 수비수들한테 다 커트당한다.
실전에서는 공을 트래핑하고 앞으로 쳐 놓고 뒤따라가듯이 바로 이어서 차야 한다. 즉 원-투-쓰리 세 박자 안에 공을 처리해야한다. 안 좋은 공이 와도, 트래핑이 좀 안 좋아도 이렇게 공을 처리하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공을 멈춰놓고 잘 차려고 뒤로 빠졌다가 차는 사람이 있는데, 물러나는 순간 수비수들이 절대 내버려두지 않는다.^^;; 공을 멈춰놓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공을 앞으로 쳐 놓고 뒤따라가듯이 차야 한다.
롱킥은 쉽다. 진짜 어려운 것은 역습 상황에서 낮고 빠르게 직선으로 뻗는 패스이다(일명 ‘피드킥’). 공이 뜨면 그만큼 늦기 때문에 낮고 빠르게 차야한다. 이것도 감각이다(그건 어떻게 차는거냐고 여쭤봤더니 하신 대답임^^;;).
헛다리나 복잡한 기술도 효과가 있긴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자주 사용되는 드리블 기술들이 있다. 발 인사이드/아웃사이드 번갈아 공 드리블하기(인사이드로 밀 때는 디딤발을 충분히 빼서 다리를 꼬듯이 공 밀기), 아웃사이드 양발 연속 밀기, 공을 멈춰놓고 발 인사이드/아웃사이드 번갈아서 툭툭 건드리기, 인사이드-인사이드-아웃사이드-아웃사이드 2번씩 반복 등. 콘을 2m 간격으로 세워 놓고 드리블로 통과하다가 익숙해지면 점점 줄이다가 나중에는 50cm를 통과할 정도가 되면 실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냥 빈 땅에서 연습하면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내 통제에서 공이 벗어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기 때문).
실전에서 경기를 잘 하려면 공을 굴리는 것을 잘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에서 멀리 있는 쪽 발로 공을 밟아서 굴려오기 양발 이어서 반복, 공을 밟아 멈추고 몸을 돌려 공 몰고 나가기(스톱 턴^^), 인사이드 공 접기, 아웃사이드 공접기(훅 턴 기술^^)와 같은 것을 연습하면 도움이 된다. 스텝오버 후 턴하며 반대발 인사이드로 공을 밀며 전진하는 턴 기술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수비수와 몸싸움하며 공을 굴려가는 기술도 쓸모가 많다.
수비를 등진 상황에서 공이 오면 공을 어정쩡하게 인사이드로 잡으면 태클당할 수 있지만 수비로부터 먼쪽 발 아웃사이드로 잡으면 수비수가 뺏기 힘들어진다. 공을 보면서 컨트롤하면 몸싸움에 계속 밀려나서 결국엔 지는 것이다. 공을 보지 않고 컨트롤해야 한다(몸싸움중에 공을 보느라고 상체를 숙이지 말라는 얘기 같음^^). 이렇게 공을 잡으면 상대가 어떤 동작으로 하건 상대보다 빠르게 공을 지킬 수 있다. 상대가 나를 돌아서 뺏으려 하면 나는 두 걸음만에 몸을 돌려 다른 쪽 발 아웃사이드로 공을 보호할 수 있다. 반면에 상대는 세 걸음 이상 걸린다. 이러는 동안 나는 패스할 여유가 생긴다. 상대가 내 다리 사이로 다리를 뻗어서 공을 뺏으려 하면 그냥 주저앉아 버리면 허벅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심하면 허벅지 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코치님도 무릎 수술을 했지만, 무릎 십자 인대는 무릎이 과도하게 펴졌을 때 파열되는 것이지 굽힌 상태에서 파열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상대가 바짝 붙었을 때는 손으로 상대의 어깨를 버틴다. 밀쳐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손을 들어서 치우지 않는 것이므로 반칙이 아니다. 나같은 경우는 상대의 목에 손을 받친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기분 나쁘지만, 시합에서는 상대를 이빠이 흥분하게 만들고 나는 냉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편이 나에게 패스를 했을 때 나는 공을 받으러 공쪽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수비수를 등으로 잡아두면서 공이 나에게 굴러오게 그냥 놔둔다. 어차피 수비수는 공을 뺏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편 동료가 슈팅을 하도록 패스해 주는데, 내 등 뒤의 수비수의 손을 잡아서 슈팅을 가로막지 못하게 묶어둔다. 심판은 내가 반칙하는 것을 볼 수 없다.^^;;
국가대표 경기 같은 거 TV에서 중계해주는 걸 보면, 경기 시작 15분 전부터 중계 시작해서 애들 손잡고 나오는 것부터 보여주니까 국가대표들은 트래핑이나 패스 같은 기본 훈련 안한다고 생각하는데, TV에서 안 보여줘서 그렇지 3시간 전에 경기장에 미리 와서 공 던져주고 트래핑하기(선수들은 실력이 있으니까 손으로 안 던져주고 서로 차서 주고 받는다), 인사이드 숏패스, 여럿이서 공뺏기 같은 거 다 한다. 그냥 아마추어들은 3박자 안에 공 처리하는 요령 정도만 익혀도 경기에서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어린애들 같은 경우에는 기본기가 평생을 갈 것이기 때문에 공 던져주고 차는(트래핑)연습을 시킨다. 축구를 시작할 때 가장 처음에 배우는 것이 공 던져주고 킥하기이다. 공이 왔을 때 적어도 내 몸에 맞고 공이 튕겨나가지는 말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 동작이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다. 실전에서 우리편이 내가 받기 좋게 땅으로 깔아서 굴려주는 경우는 별로 없다. 아마추어 같은 경우에는 그냥 나 편하자고 뻥 차서 대부분 공이 마구잡이로 떠서 온다. 우리편이 받기 좋게 굴려서 주기 위해서는 공이 가는 길을 미리 눈으로 보면서 패스해야 하는데, 실전에서 이렇게 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런 안 좋은 공들을 받아야 하는데 이 트래핑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한쪽발로만 하는 것은 리프팅이 아니다. 양발을 번갈아 하거나, 왼발2번 오른발2번 이런 식으로 번갈아 리프팅한다. 유소년의 경우에는 인사이드로 리프팅하는 것은 오다리된다고 못하게 하고, 발등으로만 리프팅하게 한다. 그렇게 리프팅 5번 하고 무릎으로 리프팅 5번 하는 식으로도 연습하고, 무릎으로 공을 튕겨올려서 머리로 헤딩 연속해서 연습한다. 헤딩하다가 어깨로도 튕긴다. 제일 어려운 것은 헤딩-가슴-허벅지-발등으로 한번씩 하며 내려오는 것이다. 리프팅만 하면 지겨우니까 사람들이 공뺏기만 하는 경향이 있는데, 리프팅을 많이 해야 한다.
↳ ※코치님 말씀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 정말 알토란 같은 좋은 정보를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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