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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듀어든 칼럼] 태극 소녀들에게 풋살 경기장을 선물하자

작 형 2015. 10. 3. 00:34

원문 출처: http://sports.news.nate.com/view/20100928n21502 존 듀어든 님께서 2010년에 쓰신 칼럼을 퍼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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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어든] 태극 소녀들에게 풋살 경기장을 선물하자@@

 

‘세계 챔피언’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격이다. 스포츠에서 이보다 더 매력적이고 큰 감동은 없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에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일이다.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대단한 업적이라는 말이다.

한국의 어린 소녀들이 세계 챔피언까지 올라간 일은 감동적이며 아이들은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교훈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부분을 좀 더 필요로 한다.

스폰서십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남자 팀이었다면 군대 면제에 대한 언급이 등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 축구에서는(더군다나 선수들이 모두 학생이다) 그러한 이야기가 나오기 힘들기에 대표 선수들이 다니는 학교에 축구 관련 시설을 확충하는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축구 피치를 새로 들여 놓는 것은 너무 비싸겠지만 대표 선수들이 다니는 학교마다 풋살 피치를 설치한다면 이번 우승을 기념하고 한국 축구에도 도움이 되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 같다.

잉글랜드의 5인제 축구와 비슷한 풋살은 매력적인 게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풋살을 좀 더 장려할 필요가 있다. 보통 축구에서는 더 커다란 운동장, 대형 선수, 천문학적인 이적료, 수만 명의 관중들처럼 ‘큰 것’에 대한 집착이 있다. 대한민국은 사람들과 건물로 붐비는 국가이며 국토의 대부분은 산으로 뒤덮여 있다. 평평한 땅의 잔디에서 축구하기가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서울에서도 다른 지방에서도 제대로 된 시설에서 축구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대부분의 학교 운동장은 흙바닥으로 되어 있는데 축구하기에 전혀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축구 강국들을 보면 국민의 축구 참여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나는 런던에 거주하던 시절 런던리그 산하의 아마추어리그에서 뛰었다. 물론 경기장은 제대로 된 규격의 잔디 구장이었다. 화요일에는 풋살리그에서 뛰었고, 시즌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비공식적으로 풋살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의 문제점 중 하나는 축구협회의 높은 분들이 풋살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풋살은 매력적이고도 효율적인 멋진 게임이기 때문이다.

26일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우승한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서로 부둥켜 안은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

1. 우선 작다

커다란 축구 피치를 들여 놓을 공간이면 풋살 피치 4개를 만들 수 있다. 웬만한 동네에는 풋살 피치를 설치할만한 공간이 있다.

2. 언제나 쓸 수 있는 인조잔디

풋살 피치에 깔린 인조잔디는 계절과 관계없이 플레이 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요즘 잔디는 질적으로도 매우 괜찮아서 패싱과 볼 소유권 지키기를 제대로 연습할 수 있다. 또한 인조잔디에서는 횟수에 관계없이 게임을 뛸 수가 있고 유지-보수 비용도 저렴하다.

3. 어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잉글랜드에서는 8~9세의 어린이들이 풀사이즈 피치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큰 문제다. 유소년들에게도 ‘파워가 전부’라는 관념을 심어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되면 오직 크고 강한 아이들만이 그라운드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그런 게임을 계속 뛰다보면 작은 아이들은 기술과 공간 지각력 등을 갖추고 있어도 축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게 된다. 힘은 어차피 육체가 커져가며 따라오기 마련이기에 어릴 때부터 그러한 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4. 더 재미있다

울퉁불퉁한 흙바닥에서 뛰면 축구의 재미를 찾기가 어렵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오프사이드와 각종 룰이 존재하는 11대11의 축구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반면 풋살은 체력적으로 덜 힘든 상태에서 여유롭게 공을 찰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풋살이 쉽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5. 기술을 발전시킨다

축구도 다른 일과 마찬가지다. 더 많이 경험하고 연습할수록 잘하게 된다. 갖고 있는 실력이 얼마만큼 좋은 지는 상관이 없다. 정기적으로 꾸준하게 뛰는 것만이 축구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 나는 진짜 축구를 일요일에 하고 화요일에 풋살을 했는데, 풋살 훈련덕분에 축구리그에서의 기량이 많이 발전했던 경험이 있다. 공과 함께 하는 순간들이 훨씬 편안하고 부드러워졌으며 상대가 다가와도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풋살에서는 모두가 예외 없이 공을 많이 터치하기 때문에 공을 다루는 게 훨씬 편안해진다. 풀-사이즈 축구에서는 하나의 공을 놓고 다른 21명과 경쟁을 해야 한다.

6. 기술을 발전시킨다 II

진짜 축구장에서는 공을 얼마만큼 멀리 찰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그러나 풋살에서는 기본적인 개인기들이 더 필요하다. 풋살은 속도가 빠르고 멈추는 적이 거의 없는 게임이다. 패스가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패스를 위한 생각과 동작의 신속성이 요구된다. 공을 받기 전에 다음 동작을 미리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풋살을 할 수 없고, 선수들에게는 크고 작은 움직임이 끝없이 요구된다. 공간 찾기, 공 소유, 빠른 패스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풋살만큼 좋은 게임도 없다.

7. 적은 인원으로도 게임이 가능하다

풋살은 4명만 있어도 게임을 할 수 있다. 풋살의 아름다운점이 바로 이것이다. 22명을 모은다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정이다. 나는 2대2 풋살도 많이 해봤는데 힘은 들지만 움직임과 돌파 기술을 터득하기에는 더없이 효율적인 훈련이었다.

 

존 듀어든(축구 칼럼니스트, 가디언, 인디펜던트, ESPN, 뉴욕타임즈, SI, MSN, 포포투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