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임태훈 님] "죽으면 윤 일병, 살아나면 구 이병"
▶"죽으면 윤 일병, 살아나면 구 이병"
식물인간 이등병 "사실대로 말해줘"
1년 7개월 가까이 식물인간이던 구상훈 이등병이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깨어나자 마자 구 이병은 어눌한 말투로 군에서 집단타를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식물인간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에도 얼마나 가슴에 맺혔으면 깨어나자마자 자신의 구타사실을 알렸을까요? 구 이병은 가해자들과 군에게 요청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해주세요'라고요.
어제 밤(11월 11일 화) 10시 KBS 시사기획 창은 구상훈 이등병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이영풍 기자는 이 사건에 대해 자문을 해 달라고 저에게 요청해와서 여러 정황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 제2의 윤일병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일병 사건 처럼 군사법 당국의 초동수사 부분이 납득되지 않는 지점이 있어 보였습니다. 생활관 병사들의 말만 듣고 서둘러 사건을 종결한 것입니다. 물론 생활관 병사들 중에는 구 이병이 가해자로 지목한 가해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방식도 기본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과연 수사할 의지는 있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군 당국은 의심되는 정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사인듯 수사아닌 수사를 종결지어 버린 겁니다. 어제 방송을 보면서 제 의심이 틀리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고, 구 이병의 고통이 가슴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그리고는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구 이병 어머니의 눈물어린 모습에서 민주적인 대만군으로 환골탈퇴시킨 황마마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1. 4년만에 본 황마마
제 생각과 같았던 걸까요? 방송에서 대만 사례도 소개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친숙한 얼굴 황마마를 보아서 기뻤습니다. 20년 전 군에 간 아들이 20cm 가까운 대못이 얼굴에 박힌 사체로 발견한 황마마는 더 이상 평범하던 주부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던 겁니다. 아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고자 했던 황마마는 의심스러운 죽음을 맞은 병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황마마를 전 대만군의 어머니로 떠오르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황마마는 군당국과 긴 싸움을 진행했고 이를 계기로 대만군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대만은 황마마를 국방부 인권위원으로 위촉하고, 그가 소속된 단체의 전화번호가 담긴 포스터를 전군에 게시했고 황마마의 단체는 입대하는 장병들에게 군인권카드를 나누어 주는 활동을 전개 했습니다.
황마마의 노력으로 수백만 장병들의 인권이 향상되었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아직도 누가 죽였는지 모른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제 방송에서 목놓아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는 황마마를 보았고, 배경음악으로 첨밀밀의 주제곡이었던 등려군의 '월양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은 저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2. 군인들에게 권리 찾아주기 일환으로 시작한 아미콜 캠페인
사실 군인의 전화인 아미콜(Armycall)을 준비하면서 군인들이 인권침해를 당했을 경우 대만 황마마 처럼 입대하는 장병들에게 아미콜카드를 나누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군인들이 피해를 당하고도 어디에 하소연할 지몰라서 피해 정도가 더 심각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미콜 상담전화번호가 담긴 군인권카드를 제작하여 배포하게 되었습니다. 논산 육군훈련소와 의정부 306보충대를 시작으로 국가인권위원회 협력사업으로 카드를 배포하고 있지만 육군본부는 아미콜 명칭사용을 금지시키기 위해 특허청에 상표권 출원신청을 했고, 법적 분쟁 중에 있습니다. 저희가 먼저 사용하던 '아미콜'을 특허출원신청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또한 육군, 해군, 공군은 전 부대에 공문을 하달하여 장병들에게 군인권센터에서 운영하는 아미콜에 전화하면 징계한다는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군인들의 권리찾기가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습니다.
아미콜은 윤 일병과 구 이병을 비롯해 군대 내에서 일어나는 인권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제2 제3의 윤 일병과 구 이병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저승사자 와도 끄덕할 것 같지 않던 대만군이 황마마의 참여로 바뀐 것처럼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곤심과 참여는 대한민국 국군을 바꾸게 할 것입니다. 그 첫 걸음이 아미콜 운동에 동참하시는 것입니다. 윤 일병과 구 이병들을 위한 아미콜 운동에 동참해주시기를 번 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음 희망해] 윤일병들을 위한 아미콜 모금
http://hope.daum.net/donation/detailview.daum?donation_id=109107
"가혹행위로 인해 죽으면 윤 일병,
식물인간이 됐다가 살아나면 구 이병,
견디다 못해 자살하면 김일병,
폭발해서 총기 난동 부리면 임 병장"
요즘 사람들이 약간 체념을 담아서 얘기하는 얘기가 위와 같네요. 왜 멀쩡하던 사람들이 군대에 들어가면 괴물로 변할까요? 우리 사회의 뒤틀린 군대 문화를 빨리 걷어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