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멘탈/위닝 멘탈리티

[스크랩] [용대운 님 '태극문'] 소설 일부 발췌(형제 여행)

작 형 2014. 7. 14. 22:13

다음 소설의 일부분은 용대운 작가님의 무협소설 '태극문' 1권의 '형제여행' 챕터의 일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감명깊게 읽은 부분이라ㅎㅎㅎ 무도를 추구하는 무술가와, 축구 선수의 길은 매우 닮아 있네요^^

인생은 결국에는 홀로서기입니다. 감독과 코치가 이끄는 대로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모범생 같은 삶은, 감독과 코치가 없으면 무의미해 집니다. 자신의 길은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홀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 어떤 누구도 그 길을 나에게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

 

  콰콰콰콰콰.......
  용문(龍門)의 물살은 세차기만 했다.
  용문산(龍門山)은 산서성과 섬서성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신화에 의하면 용문산은 여량산(呂梁山)과 접해 있었는데 이 산이 마침 황하(黃河)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에 우(禹)임금이 용문산을 두 조각으로 동강 내고 말았다고 한다. 그러자 이 산은 마치 대문을 연 듯 강의 양쪽에 위치하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황하는 절벽 사이를 급류를 형성하면서 흐르게 되었다고 한다.
  용문산이란 이름이 붙여진 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옛날 강이나 바다에서 노닐던 고기떼는 매년 일정한 시간만 되면 이곳 용문산의 절벽 밑에까지 모여들어 높이뛰기 시합을 벌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절벽을 넘으면 승천(昇天)하여 용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여전히 물고기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등용문(登龍門) 신가백배(身價百倍)라는 말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세차게 급류를 이루며 휘몰아쳐 가는 용문의 물살을 내려다보고 있는 두 인영이 있었다.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는 흑의털보장한과 이목구비가 수려한 백의청년이었다. 그들은 다름아닌 조립산과 조자건이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격랑을 이루어 가는 용문의 물살을 응시하고 있었다.
  콰콰콰.......
  물살이 어찌나 세차고 빠르게 급류치는지 마치 우뢰가 치는 듯한 굉음이 협곡을 진동시켰다.

  콰아아아.......
  급류가 천지를 뒤흔드는 듯한 소리를 내면서 절벽에 돌출해 있는 바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물방울을 퍼부었다. 물방울은 그들이 서 있는 곳까지 튀어져 왔다. 그런데도 그들은 옷이 젖는 줄도 모르는 듯 하염없이 용문의 물살을 내려다보고 서 있었다. 그들은 새삼 대자연(大自然)의 엄청난 위용에 압도된 듯한 모습이었다. 인간이란 원래가 대자연에 비하면 모래알갱이와 같은 미세한 존재가 아닌가?
  문득 조립산이 불쑥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를 보아라."
  조자건이 그곳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한 마리의 팔뚝만한 잉어가 필사적으로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려 하고 있었다. 잉어는 있는 힘껏 물을 박차고 허공으로 튀어 오르며 거센 급류의 흐름을 피해 조금씩 협곡을 올라갔다. 하나 협곡의 채 반도 오르기 전에 잉어는 노도처럼 휘몰아치는 급류에 휘말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두 사람은 묵묵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조립산이 불쑥 입을 열었다.
  "저걸 보고 느끼는 게 없느냐?"
  조자건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잉어가 용이 되기는 쉽지 않군요."
  "그뿐만이 아니다. 실패하면 스스로의 목숨마저 빼앗기고 만다."
  "하지만 그래도 잉어는 계속 도전을 할 겁니다. 목숨이 붙어 있는 한......."
  "그렇다. 너는 왜 잉어가 목숨을 내걸면서까지 용이 되려고 하는지 아느냐?"
  조자건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가 조용히 말했다.
  "용이 되는 길이 거기 있으니까요."
  용이 되는 방법이 없다면 잉어는 용이 되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 절벽을 넘어서면 용이 될 수 있다. 그런 방법을 알고 있는 이상 잉어는 결코 용이 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조립산은 번쩍이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잉어뿐이 아니라 사람도 용이 되려 한다. 용이 되는 방법이 있으니까. 하지만 그 길은 멀고도 험하다."
  조자건은 묵묵히 조립산의 말을 듣고 있었다.
  "한낱 미물조차도 용이 되는 일에 목숨을 내걸고 있는데 하물며 인간이 용이 되려는 데에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목숨뿐만 아니라 자신의 혼까지 내걸어야 하는 것이다."
  조립산의 음성은 여전히 나직했으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번쩍거리고 있었다.
  "십일 년 전에 너는 나에게 천하제일고수가 되게 해 달라고 했고 나는 그러마고 약속했다. 그때 내게 어떤 뚜렷한 계획과 확고한 자신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는 적어도 인간이라면 자신만의 야망(野望)을 가져야 하며 그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네 야망은 천하제일고수가 되는 것이고, 내 야망은 너를 천하제일고수로 만드는 것이다."
  그토록 세차게 휘몰아치는 용문협의 물살 소리도 조자건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직 조립산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천하제일고수는 '인간 중의 신(人中神)'이고 '용중의 신룡(神龍)'이다. 그것이 되는 길은 너무도 힘들고 어렵다. 하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불가능했다면 누구도 천하제일고수가 되고자 하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가 천하제일고수를 꿈꾸고, 그것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휘이이잉!
  때마침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조립산의 흑의를 금시라도 찢을 듯 펄럭였으나 조립산의 몸은 석상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무공이란 어떤 것을 익히느냐 보다 어떻게 익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없는 무학의 길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떤 무공이든지 소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완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 동안 내가 네게 시킨 훈련은 모두 이를 위한 것이었다. 그 길이 비록 처음에는 더디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결국에는 너의 가장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조림산은 홀연 허공을 보았다.
  "이제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모두 끝이 났다. 천하제일고수가 될 수 있는 기본조건은 충족되었다. 이제부터는 네가 할 수 있는 일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조자건은 묵묵히 고개를 떨구며 뒷짐을 지었다. 그는 자신의 손이 떨리고 있는 것을 느꼈고, 그것을 형에게 보이고 싶지가 않았다. 그는 형이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이유를 알고 있었고, 이곳이 여행의 최종 목적지임도 알고 있었다.
   이제 여행은 끝이 났다.
   아니, 형과의 여행이 끝난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만의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무섭도록 고독하고 외로운 길이 될 것이다.
   하나 그는 그 길을 떠나야만 한다.
   그 길이 앞에 있고, 그는 이미 오래 전에 그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조자건은 두려워졌다. 그 길을 걷는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이대로 헤어져 앞으로 두번 다시 형을 만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조립산의 시선이 다시 조자건에게로 향했다.

   "세 가지를 명심해라. 첫째, 누구도 네게 천하제일고수가 되는 길을 가르쳐 줄 수는 없다. 그 길은 너 혼자 개척하고 찾아가야 한다. 둘째, 길이란 원래 사람이 만든 것이니 절대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셋째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립산은 한 자 한 자 힘주어 입을 열었다.
   "성공하겠다는 의지(意志)가 굳은 자에게 실패는 없다!"
   조자건은 두 손을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눈물이 흘러 내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형도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결코 이와 같은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형은, 조립산이란 인간은 제아무리 두려워도 절대로 움츠리거나 내색하지 않을 뿐이었다.
   "내 말을 잊지 않겠느냐?"
   조자건의 입술을 악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두 형제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조립산은 조자건을 남겨 두고 떠나갔다.
   조립산이 사라진 후에도 조자건은 한참 동안 용문의 세찬 격랑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콰콰콰콰.......

--------------------

 

무결검법, 연환벽뢰 : “화군악에게서 연환벽뢰를 전수받은 뒤, 나는 밤마다 흥분 속에서 이 도법을 펼쳐 절정고수들을 쓰러트리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화군악은 무결도를 격파하는 사람에게만 연환벽뢰를 시전하라는 다짐을 받았고, 난 그 약속을 지켰다.” -「태극문」
스텝오버와 플립플랩을 익히기 시작한 뒤부터 난 밤마다 이 기술들로 수비를 제치는 꿈을 꾼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