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국축구는 예상이 가능하다
한국축구는 예상이 가능하다
1994년과 1998년 월드컵에 연속으로 출전해 미국축구의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는 랄라스는 한술 더 뜬다.
“한국축구는 빠르지만 생각이 없다. 즉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다.”
1월31일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경기를 본 미국기자 리지 마호니도 “코스타리카는 지능적인 팀이다. 개인기가 뛰어나고 경기의 완급을 조절할 줄 안다. 미드필드에서 순간적으로 침투하고 찬스를 살릴 능력이 있다. 이에 비해 한국선수들은 차고 달리고 점프하면서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열심히 뛰기만 했지 실속이 없었다. 한국과 코스타리카 선수들의 차이점은 ‘생각하는 축구’를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였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팀들은 전술이 수시로 변한다. 선수들도 평소 즐겨 쓰던 침투 경로나 특유의 몸짓 페인팅과 전혀 다르게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각’이 필요하다. 축구에선 경기중 작전타임이 없다. 그러니 벤치에 앉아 고함이나 신호로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는 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결국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이 스스로 깨닫는 수밖에 없다. 빨리 상대의 수를 읽고 거기에 맞춰 ‘생각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히딩크는 단언한다.
“세계 선진축구는 많은 것들을 바꾸고 또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그것을 한마디로 확실하게 정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것 하나는 ‘속도’라는 것이다. 가령 세계 3강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가 기량 전술 체력 등이 동일하다면 그 승부처는 역시 ‘속도’다. 지금 유럽팀들의 경기를 보면 90분 내내 숨쉴 틈도 없이 경기가 진행된다. 빠른 것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러므로 현대축구에서는 11명 모두가 뛰고 또 뛰어야 한다. 경기장의 어느 위치에서든 우리편 숫자가 상대편 숫자보다 많으려면 그만큼 선수들이 많이 그리고 빨리 뛰어다녀야 한다. 더구나 이제 축구는 전세계적인 비즈니스가 됐다. 관중들에게 더욱 빠르고 더욱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관중들이 몰려든다. 느려터진 축구, 맥빠진 축구를 누가 보러 오겠는가? 빠르다는 것, 쉴 새 없이 움직이고 뭔가 플레이가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축구의 매력이고 관중을 동원하는 힘이다.”
여기서 히딩크가 말하는 스피드는 물론 100m 기록이 아니다. 드리블스피드와 순간스피드가 빨라야 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공의 패스 속도가 낮고 강하고 빨라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2초 이상의 체공시간이 긴 코너킥은 퇴출돼야 한다. 그리고 그 패스가 끊기지 않아야 하며 예측불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유럽축구경기는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빠르다. 선수들도 빠르고 공도 빠르다. 썰물과 밀물이 수시로 번갈아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