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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손흥민 父` 손웅정 감독, 첫 훈련하는 아들에 보내는 편지

작 형 2011. 3. 18. 04:57

'손흥민 父' 손웅정 감독, 첫 훈련하는 아들에 보내는 편지

[스포츠서울] 2010년 12월 21일(화) 오전 10:12

이제 겨우 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됐을 뿐이지만 네가 얼마나 설레여 하는지 잘 안다. 좋은 선배들과 함께 뛰고. 그토록 원하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다는 건 분명 기대되는 일이다. 그러나 너무 빨리 모든 걸 이루겠다는 조급증은 갖지 말거라. 좋은 선수가 되려면 반드시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경험이 없으면 안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지난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시즌 시작 직전 네가 발 부상을 당해 함께 속상해 하던 때가 생각난다. 네가 눈물을 흘릴 때 “언젠가 이 고통의 시간을 웃으며 돌아보게 될 것이다”라고 위로했던 게 떠오르는구나.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훈련에 참가했다고 진정한 대표 선수가 된 것이 아니기에 여러 시행착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차분히 임하거라. 좋은 선배들과 함께 운동할 기회가 주어졌으니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절대 부담을 갖지 말거라. 최종 결정은 조광래 대표팀 감독님의 몫이다. 대표팀에 발탁되고. 탈락되는 것은 네가 신경쓸 문제가 아니다. 설령 이번에 잘 안되더라도 속상해 하지 마라. 너는 주어진 시간. 주어진 장소에서 성실한 자세. 최선을 다하는 모습만 보이면 된다. 네가 할 일은 그것 뿐이다.

나는 너의 축구 선배이긴 하지만 선수 답지 않은 선수 생활을 했다. 내가 느꼈던 시행착오를 네가 되풀이하지 않게 하려고 네 옆에 항상 붙어 있었지만 내가 옆에서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것과 네가 직접 시행착오를 몸으로 느끼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좋은 선수가 되려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지금 겪는 모든 경험. 무엇인가 네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 모든 것이 훗날 너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라.

네가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그러나 네가 독일에서 경기를 펼치고. 대표팀의 일원으로 훈련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성원. 대한축구협회의 지원 때문이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거라.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아들이 됐으면 좋겠다.

손웅정 춘천FC감독
출처 : 정호 사커
글쓴이 : 역지사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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