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련/천재(prodigy)

[스크랩] 근육보다 중요한 상상력

작 형 2010. 11. 16. 12:10

근육보다 중요한 상상력

무엇이든 재미가 있어야 상상력이 커진다. 억지로 시키면 ‘기계’가 된다. 축구도 어릴 때부터 재미있게 해야 한다. 무조건 이기기만 하는 축구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히딩크는 “열다섯 살 아래 학생들한테는 생리적으로 근력강화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계 어느 나라의 아이들이나 모두 공차기를 좋아한다.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즐겁게 많은 경기를 하도록 하는 것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된다. 알통을 키우기보다는 전술훈련을 통해 머리를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을 때릴 경우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한 가지에 집착하게 돼 균형감을 잃고 창의성이 없어진다”며 한국의 유소년지도자들에게 제발 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러시아 니폼니시 감독 수제자를 자처하는 전북 현대의 조윤환 감독은 “억지를 써서 1-0으로 이기기보다 0-1로 지더라도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게 낫다. 난 감독 앞에서 무조건 기는 한국선수들의 경직된 축구문화가 가장 싫다. 초등학교 때부터 몽둥이 들고 설치는 감독 밑에서 자란 선수들이니까 감독이 오죽 무서울까. 감독들도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선수를 가둬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선수들이 좀더 자유롭게 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느 축구팬은 “난 한국선수들의 경기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것이 있다. 게임 중간에 경기장 밖을 자주 쳐다보는 것이다. 특히 경기에 지고 있을 때 더 그렇다. 경기에 열중하기보다는 경기가 끝난 후 듣게 될 비난에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율적이지 못한 우리의 축구문화에 원인이 있다”고 개탄했다.

축구는 노동이 아니다. 축구는 재미있는 ‘상상력 게임’이다. ‘생각의 스포츠’다. 누가 ‘생각의 속도’가 더 빠르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근육의 힘’은 그 다음의 문제다. 한국축구는 빠르다. 그 속도로 수십년 동안 ‘아시아의 호랑이’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아시아권에서만 그렇다. 이제 그 추억과 한국축구가 쌓아올린 ‘수십년의 영광’은 추억일 뿐이다. 추억은 늘 아름답다. 추억은 늘 ‘황소의 되새김질처럼 느릿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제 그 추억과 헤어져야 할 때가 왔다. 슈∼웃 골인. ‘군대스리가’는 가라.

   (끝)

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발행일: 2002 년 03 월 01 일 (통권 510 호)

출처 : 정호 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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