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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선일보Why] '웃음 천사' 이미숙 수녀

작 형 2011. 3. 9. 15:42

 다음 내용은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Why][김윤덕의 사람人] '웃음 천사' 이미숙 수녀」를 그대로 퍼 온 것입니다. 긍정의 힘이란 무엇인가를 느껴보시길 바래요^^ 내용 전체가 다 중요해서 특별히 밑줄은 안 쳤음^^;;; 제가 쓸 글에 중요 부분을 통째로 집어넣을 예정이예요ㄷㄷ

원문은 이곳에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1/28/20110128013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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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Why][김윤덕의 사람人] '웃음 천사' 이미숙 수녀@@

 

 "마트 앞에서 좌회전, 여관 끼고 우회전. 그 여관 없으면 우리 집 큰일 나요, 못 찾아와요. 크크!"

 꽁꽁 얼어붙은 골목길을 뒤뚱대며 좌로 돌고 우로 돌자 수녀가 강조했던 그 허름한 여관이다. 거기서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과연 '담장 높은 벽돌집'. 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한국본부다. 대문을 여니 펑퍼짐한 여인이 서 있다. 통성명을 하려는데 웃음부터 터진다. 곰돌이 푸를 닮아 아이들이 '푸 수녀님' 한다더니, 거기 푸가, 아니 엄마 푸가 서 있다. 아가다 이미숙 수녀다.

▲ “성당에서 이리 크게 웃으면 안 되는데, 하하하!” 이미숙 수녀의 새해 계획은 ‘연예인들을 위한 피정’을 하는 것이다.“

한때 나의 꿈이었던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인데, 너무나 값없이 쓰러져 가는 모습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돈이나 인기에 휘둘리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법이 분명 있는데 말이죠.”/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이미숙 수녀는 웃음치료사다. 생업이 아니라 성업(聖業)으로 한다. 웃음을 주제로 한 달에 20~30회, 전국을 돌며 강연한다. 1년에 만나는 사람이 1만명이 넘는단다. 신자, 비신자 불문이다. 웃음으로 청소년 치료도 하는 수녀의 또 다른 애칭은 '조폭수녀'. "애들이 '진짜 수녀님 맞냐'고 묻길래 '실은 조폭이다' 했더니, 온몸에 문신 있고 소주를 빨대로 마시는 줄 알아요. 하느님의 조직원으로 툭하면 폭소를 터뜨리는 수녀라는 뜻인데. 하하!" 최근엔 책도 한 권 냈다. '그러니까 웃어요'(마음의 숲). 2007년부터 시작한 웃음 강연을 활자로 구현했다. '행복에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 보면 행복해진다'가 골자다. 진짜 그럴까? '푸하하' '클클클' 갖가지 음색으로 경쾌한 웃음소리를 내는 수녀에게 물었다.

 

◆ 웃음이 고통을 줄인다

 

 ―책은 잘 팔리나. 신문엔 안 났던데.

 "가톨릭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났다. 조·중·동이 밀린 거다. 교보에서 사인회도 했는 걸. 이걸 누가 읽을까 했는데, 누가 읽더라. 블로거들이 올린 서평 보면 기분이 좋다. '나 오늘 열 받았는데 아가다 수녀님 때문에 참는다, 억울하지만 그냥 웃으련다' 한다."

 

 ―웃음 강연이 비신자들도 줄 설 정도로 인기가 많다던데.

 "이해인 수녀님 다음으로 유명한 수녀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하하! 경기도 한나라당 여성당원들, 국제로타리클럽 회원들 앞에서도 했다. 코드가 '웃음'이라 다양한 분들이 찾는다. 내가 잘하기도 하고."

 

 ―웃음치료와 수녀. 특이한 조합이다.

"꿈이 개그맨이었다. 학창시절 오락부장을 전담했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재미있게 해주는 게 좋았다. 수녀원 들어와서도 레크리에이션 담당 10년 했는데, 어느 날 수녀님들 원성이 쏟아지더라. 레퍼토리 좀 바꿔라, 억지로 웃어주기도 힘들다…. 인터넷 보니 웃음치료센터라는 게 있더라. 웃음으로 치료를? 순간 꽂히는 장면이 있었다."

 

 ―꽂히다니?

 "대학병원 원목 수녀로 일할 때다. 방광이 망가져 35년간 소변주머니를 단 채 병원생활을 하는 분이 있었다. 한 손엔 소변주머니, 한 손엔 고름주머니를 들고 미사를 보셨는데, 정작 그녀의 표정은 누구보다도 평화로웠다. 알고 보니, 그 비결 '웃음'이었다."

 

 ―고통스러운데 어떻게 웃나.

 "웃음이 고통을 줄인다. 예부터 외과의사들은 소화를 원활히 하는 방법으로, 내장기관을 자극하고 신체를 운동시키는 방법으로 웃음을 활용했다. 강직성 척수염을 앓았던 한 미국 언론인이 코미디 프로를 보면 통증이 줄어드는 걸 실감한 뒤 연구를 의뢰했단다. 15분 웃으면 2시간 통증이 사라지는 결과가 나왔다."

 

 ―뭐든지 억지로 하면 스트레스 아닐까.

 "우리 뇌는 진짜 웃음과 가짜 웃음을 구별하지 못한다. 억지로 웃어도 진짜 기뻐서 웃을 때의 90% 효과가 있다고 하니, 웃는 게 남는 거 아닌가. 건강을 위해 억지로 운동도 한다."

 

◆ 개그맨이 꿈이었던 수녀

 

 ―개그맨 해도 잘하셨을 것 같은데 어쩌다 수녀님이 되셨나.

 "내가 귀가 얇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성당 수녀님이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아가다, 너는 커서 수녀가 돼라' 하시길래 그날부터 꿈이 수녀가 됐다. 그런데 20대가 되니 마음이 달라지더라. 수녀원에서 한 4년 보조 수녀 역할 하며 산 적 있는데, 안 되겠다 싶었다. 나는 자유분방한 영혼인데 너무 타이트하고 엄격했다. 서울로 도망쳤다."

 

―서울은 왜?

 "연극바닥, 이벤트 회사, MC 키워주는 매니지먼트사 같은 델 기웃거렸다. 그런데 어느 하나도 이뤄지지 않더라. 2년 방황한 뒤 깨달았다. 하느님은 내가 수도자로 살아가길 원하시는구나."

 

 ―책에 보니 '실수로' 성 도미니코 수녀회에 온 거더라.

 "원래 가려 했던 곳은 해외선교 많이 하는 성 골룸반 수녀회였다. 그런데 전화를 한다는 게 골룸반 수녀회 한 칸 아래 적혀 있던 성 도미니코를 누른 거다. 전화를 또 하필 우리말 잘 못하는 필리핀 수녀님이 받으셨다. 16년 전에도 저 여관이 있었고, 그걸 끼고 돌고 돌아 겨우 찾아갔더니 수녀가 50명도 채 안 되는 작은 곳이더라. 얼마나 실망했는지."

 

 ―미안하다고 하고 도로 나오면 되지 않나.

 "도미니코 수녀님들 보고 첫눈에 반했다. 웃음소리 왁자하고, 걸음걸이 천차만별이고. 어떤 분은 펭귄처럼 걷더라. 기쁨과 자유. 내가 있을 곳이었다."

 

 ―강연도, 책도 단순히 '웃음예찬'이 아니더라. 부부·자녀관계 등 복잡다단한 가정사에 대한 처방전? 결혼도 안 한 분이 어찌 그리 잘 아시나.

 "수도자라 말씀들을 편하게 하시는 거겠지. 어쩜 그리 구구절절 사연들이 많은지, 그걸 이겨내며 가정을 꾸려가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난 그렇게 못할 것 같으니 (하느님이) 미리 수녀로 뺀 것 같다."

 

◆ 남자들도 운다

 

 ―주로 어떤 분들이 찾아오나.

 "외도, 폭력 같은 극단적인 케이스가 많다."

 

 ―아무래도 여성들이 많겠다.

 "남자들도 많다. 속을 털어놓으며 많이들 울더라. '정말 힘드셨겠네요' 한마디에 남자들이 운다. 강하게, 강하게만 살려고 애쓰는 사람들 아니던가. 푸념하고 위로받고 싶은데 아내들은 '내가 더 힘들어', '그까짓 게 뭐 대수라고' 하면서 윽박지르는 경우가 많으니 내게 하소연하더라. 물론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진 십자가가 더 무겁겠지. 하지만 부부 사이는 좀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무조건 참고 살라'는 가부장적 조언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씀이다.

 "때리는데 맞고 살라는 얘기 아니다. 큰일난다. 일단 나를 찾아왔다는 것은 그들 마음에 노력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거다. 이를테면 남편이 왜 폭력적인 사람이 되었는지, 사소한 말 하나에도 분노하는지, 아내의 태도에 문제는 없는지, 그 원인을 찬찬히 살핀 다음 해결책을 찾는 거다."

 

 ―폭력 남편에 해결책이 있을까.

 "폭력은 어릴 적 트라우마와 직결된 경우가 많다. 부모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것, 피해의식, 열등감과 맞닿아 있다. 그들은 일단 건강하지 않다. 사소한 눈빛, 말 한마디에도 '너까지 날 무시하냐'며 주먹이 나간다. 존중받는다고 느끼면 폭력을 쓰지 않는다. 그 트라우마를 해소시켜 주면 잘못을 참회한다. 지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트라우마를 어떻게 해소시키나.

 "부부 둘 다 피정(避靜, 가톨릭식 수련)에 참여시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한다. 이때 기도와 웃음은 파워풀한 해법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 내 마음이 열린다. 그를 향해 웃을 수 있다. 기적처럼 변화가 일어난다."

 

◆ '그럴 수 있나','그럴 수 있지'

 

 ―수녀님도 누군가를 미워해 본 적 있나.

 "5년간 한 사람, 그것도 동료 수녀를 미워하고 원망한 적 있다. 너무 괴로워 수녀원에서 짐을 싸기 직전 고해성사를 했다. 사제가 묻더라. '당신은 하느님을 아느냐'고. '아니까 수녀가 된 것 아니냐' 했더니, '수녀님은 하느님을 모른다'고 하시더라. 수도 생활에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하느님은 내가 매일 새로워지고 성장하기를 원하는데 나는 그렇게 고여 있던 거다. 입으로만 성서를 전하고 있었던 거다. 그녀를 위해 기도했다. 그녀를 향해 웃게 되더라. 내 안에 사랑이 충만하면 천국은 거기에 있다."

 

 ―미운 사람을 위해 어떻게 기도하나.

 "악은 악으로 이기지 못한다. 악을 이기려면 내가 더 악해져야 하는데, 그러면 자신의 영혼이 파괴되어 먼저 죽는다. 오해도 세 번 생각하면 이해가 되고 이해를 두 번 하면 사랑이 된다지 않던가. '그럴 수 있나'와 '그럴 수 있지'는 글자 하나 차이지만 그 결과는 엄청나게 달라진다."

 

 ―청소년 사랑이 각별하시다 들었다.

 "성지순례 중 보스니아 체나콜로 공동체에 갔었다. 마약에 중독된 아이들을 사랑과 기도로 치유하는 곳이었다. 그걸 보고 도미니코 청소년센터를 만들었다. 쉽게 말해 청소년 피정이다. 웃을 수 있는 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준다."

 

 ―형편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가.

 "경제 사정과는 별개다. 문제 청소년에겐 100% 문제 부모가 있다. 독재자로 군림하는 아버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엄마, 허구한 날 싸우는 부모…."

 

 ―수녀님에겐 트라우마 없으신가.

 "아버지는 선한 분이었으나 가족을 돌보지 않아 어머니 고생이 많으셨다. 그래선지 자격지심 같은 게 있다. 작게라도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면 발끈한다. 집이 가난하니 명절에 친척집에 가면 어린 마음에도 눈치부터 살폈다. 알아서 그 집 방도 닦고 설거지도 했다. 그 상처가, 그 내면의 아이가 나이 들어서도 불끈불끈 일어나는 거였다."

 

 ―그럴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

 "스스로를 다독여준다. '또 그것 때문에 그래? 괜찮아, 아가다. 어린 시절의 일일 뿐이야' 하고. 나의 내면을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훈련을 8년쯤 했더니 내공이 쌓이더라. 해봐라. 힘들이지 않고 웃게 된다."

 

 ―진짜 웃기만 하면 행복해질까.

 "1차는 웃고 싶을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우는 거다. 아이처럼! 이걸 할 줄 알면 실컷 울고 난 뒤 '까짓것' 하고 다시 웃을 수 있다. 진정한 고수가 되면 슬퍼도 웃는다. 웃으면 불이 환하게 켜진 잔칫집에 선물 들고 오는 손님처럼 밝고 좋은 에너지가 찾아온다. 건강해진다."

 

 ―어떻게 웃어야 보약이 되나.

 "온몸으로 크고 길게 웃어라. 몸과 생각, 마음이 화들짝 놀라 깨어나도록. 운동 많이 하면 몸짱 되듯, 많이 웃으면 나처럼 절세미인 된다. 하하하!"

▲ 20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도미니코 선교수녀원에서 아가다 이미숙 수녀가 웃음치료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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